전통적 마케팅에 질문을 던진 교수
화창한 필라델피아의 오후, 와튼 스쿨의 강의실에서 피터 페이더(Peter Fader) 교수는 MBA 학생들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습니다.
"여러분, 질문 하나 드릴게요. 여러분의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학생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고객이요!"
"맞습니다. 그런데 모든 고객이 정말 동등하게 중요할까요?"
강의실이 조용해졌습니다. 이 간단한 질문은 마케팅의 기본 원칙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민수의 카페 이야기
서울의 한 카페에서 민수는 골치 아픈 문제로 씨름하고 있었습니다. 3년 전 오픈한 그의 카페 '블루문'은 처음에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요즘은 매출이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할인 쿠폰을 배포하고, SNS 마케팅에 투자하고, 시즌별 신메뉴를 개발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민수는 한숨을 쉬며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그날 저녁, 그는 우연히 피터 페이더의 「고객을 끌어당기는 힘 (Customer Centricity)」이라는 책에 대한 리뷰를 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고객이 같지 않다"라는 책의 핵심 메시지가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고객 중심주의의 진정한 의미
다음 날 아침, 민수는 처음으로 자신의 고객 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고객들의 방문 빈도, 평균 주문액, 체류 시간 등을 기록한 엑셀 시트를 열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전체 매출의 약 70%가 약 20%의 단골 고객들에게서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주 2-3회 이상 방문하고, 매번 음료뿐만 아니라 디저트도 함께 주문했습니다. 반면, 할인 쿠폰으로 한 번 방문한 고객들은 대부분 재방문하지 않았습니다.
페이더 교수의 책에서 말한 것처럼, 모든 고객이 같은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 고객은 다른 고객보다 비즈니스에 훨씬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고객 생애 가치의 발견
민수는 더 깊이 연구하면서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CLV)'라는 개념을 배웠습니다. 이는 고객이 비즈니스와의 관계 전체 기간 동안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순이익의 현재 가치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 고 가치 고객: 자주 방문하고, 친구들을 데려오고, 온라인에서 블루문을 추천하는 열성 고객들
- 중간 가치 고객: 가끔 방문하지만 꾸준히 오는 고객들
- 저 가치 고객: 할인이나 프로모션에만 반응하고 정가를 거의 지불하지 않는 고객들
민수는 깨달았습니다. "나는 모든 고객을 평등하게 대우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누구에게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어!"
전략의 전환
민수는 페이더 교수의 조언을 따라 '고객 중심적'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고객 집중적'인 접근법과는 달랐습니다.
고객 집중적 접근법은 고객을 관찰하고 분석하며 어떻게 제품을 팔까 고민하는 것이지만, 고객 중심적 접근법은 고객의 관점에서 문제와 상황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민수의 새로운 전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고 가치 고객 식별하기: 데이터를 활용해 가장 가치 있는 고객들이 누구인지 파악했습니다.
- 고 가치 고객에게 투자하기: 단골 고객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 개인화된 서비스, 그리고 충성도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 유사한 고객 유치하기: 현재의 고 가치 고객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잠재 고객을 찾아 타기팅했습니다.
- 저 가치 고객 관리하기: 모든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되, 수익성이 낮은 고객에게 과도한 자원을 할당하지 않았습니다.
페이더 교수는 이를 '고객 이질성(customer heterogeneity)'이라고 불렀습니다. 즉, 모든 고객이 다르며, 이 차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라는 것입니다.
성공의 순간
6개월 후, 블루문 카페는 놀라운 변화를 겪었습니다. 매출은 30% 증가했고,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20% 감소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 가치 고객들의 충성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민수는 고가치 고객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의 필요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고가치 고객들이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카페의 일부를 편안한 작업 공간으로 리모델링했습니다.
또한 그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직접 받아보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제품을 산 고객이 왜 우리 제품을 사는지, 어디서 이 제품을 보고 사게 되었는지 알기 위해 직접 연락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피터 페이더의 통찰력
페이더 교수는 책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진정한 고객 중심주의는 모든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는 또한 고객 중심적 기업이 갖춰야 할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강조했습니다.
- 고객 이질성 인정하기: 모든 고객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가치에 따라 다르게 대우해야 합니다.
- 고객 생애 가치 계산하기: 단기적인 거래가 아닌 장기적인 관계의 가치를 측정해야 합니다.
-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직관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마케팅을 넘어선 철학
민수는 이제 '고객 중심주의'가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비즈니스 철학이라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그것은 "마케팅은 단순한 홍보나 광고가 아니라... 경영 그 자체를 의미"한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어느 날 민수의 카페를 방문한 젊은 창업자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성공적인 카페를 운영하시나요?"
민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비결은 모든 고객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고객은 소중하지만, 일부 고객은 비즈니스에 더 중요합니다. 그들을 찾아내고, 그들에게 집중하세요. 그것이 진정한 고객 중심주의입니다."
결론: 고객 중심주의의 진정한 의미
피터 페이더의 「고객을 끌어당기는 힘」은 기존의 마케팅 개념을 뒤집는 혁신적인 시각을 제시합니다. 모든 고객을 똑같이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치 있는 고객을 식별하고 그들에게 집중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성장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고객이 왕이다'라는 오래된 격언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그것은 "모든 고객이 왕은 아니지만, 일부 고객은 진정한 왕이다"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민수의 이야기처럼, 우리 모두는 자신의 비즈니스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고객을 끌어당기는 진정한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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